

겨울바다
벨라카밀
-겨울바다
언젠가 ‘바다’에 가게 된다면 뛰어들고 싶을 거라는 말을 들었다. 또 실없는 소 리를 하는 것 같아 한 귀로 흘려보내며 시뻘겋다 못해 새까만 색을 띄는 와인을 마 저 마시고 그 잔을 바닥에 떨어뜨렸다. 애초에 이 칙칙한 저택에서 나갈 수 있을 거라며 저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꼴이 우습다. 15년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은 인생을 몸뚱아리와 정신상태가 유약하다는 이유로 이 구역질 나는 곳에서 갇히듯 지내왔는데 이제와서 무슨 소용일까, 늘 그렇듯 못된 심술을 부리며 조각난 잔을 치우려는 네게 말했지.
“ 네가 생각하는 그 장소가 네 앙증맞은 생각과 다르다고 해도 뛰어들거니? ”
새까만 칠흑같은 파도가 너같이 약한 여자애 한 명 정도는 삼킨 채로 잠잠해진다고 하더라. 그래도 네 생각은 변함이 없니? 짖궂은 질문이라는 걸 알고 있다. 그럼에 도 네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서 바득바득 말꼬리를 잡아도 늘 괜찮았으니까 쉽게 내뱉을 수 있었다.
“ 아가씨께서 원하신다면 상관없어요. ”
만약에 그런 파도 때문에 휩쓸린다고 해도 아가씨가 구해주실 거라 믿기 때문이죠! 혹시 아나요? 파도가 잠잠해지고 살아있다면 무인도까지 떠내려가서 정착하고 그러 고 살면 너무 멋있지 않겠냐는 대답에 골이 아파서 머리를 부여잡았다. 한편으로는 네 이야기 때문에 처음으로 바다라는 곳에 가보고 싶어져서 괘씸한 네 양 볼을 꼬 집으며 소설 좀 그만 보라며 타박을 했었지. 나갈 수 없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먼 훗날에 여전히 내 곁에 머물러 있는 너, 허약하지만 살아있는 내가 창밖 풍경이 아 닌 직접 제 발로 나서서 보는 그 풍경을 마음에 품어버렸다. 감히 그런 오만한 생 각을 하는 게 아니었는데도.
저주받은 독의 꽃, 저주받은 가문의 후계자를 일컫는 말로 날 때부터 독을 품고 있 어서 단명할 수 밖에 없다는 기록이 나를 옭아맸다. 하필 태어나도 이딴 집구석의 유일한 장자로 태어난 게 한이 되어 그만큼 히스테릭해진 걸지도 모른다. 색이라곤 없는 커다란 저택, 볕이 잘 들지 않는 집의 구조와 날씨, 우중충한 시중들...이런 구조라면 체질 때문이 아니라도 사람 하나를 미치게 만들어 쉽게 죽어버리는 몸으로 만드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. 실제로 가문의 기록 중 단명보다는 어째서인지 자 살로 생을 마감한 후계자들이 더 많기도 하니까 신기할 것도 없었다.
정략결혼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부모라는 사람들은 당시 핏덩이였던 나를 이 저택에 두고 유유히 나가버렸다고 했다. 이 가문의 후계자리를 쥐어주고 존재하지 않은 사 람들처럼 흔적도 남김없이 사라져버렸다. 어련히 잘 살고 있겠지. 그래도 부족한 건 없이 손에 쥘 수 있는 건 쥐고 자랐지만 앞서 말했듯이 저주처럼 허약한 몸과 정신은 매번 밑바닥으로 가라앉게 만들었다. 발버둥 쳐도 소용없다는 듯이 깊은 심 해로 들어간다면 이런 기분일까? 물에 젖은 솜뭉치를 온 몸에 올려놓고 그 위를 커 다란 나무 몽둥이로 흠씬 두들겨 패는 듯한 감각이 익숙해질 쯤 심해져서 괴성을 내지르거나 예민한 통증에 별 것 아닌 일들에 뽀족하게 구는 것 밖에 하지 못했다. 가끔 이런 짓을 하고 후련하다는 생각에 드디어 미쳐버려서 죽을 때가 다 되었나 싶어서 유언장을 썼다. 이 빌어먹을 집구석에 있는 돈은 전부 사회에 환원한 채로 죽으면 천국에라도 갈 수 있지 않나 싶은 어린 생각 때문이었다. 하지만 생각 외로 사람은 쉽게 죽지 않았다.
지루하다. 언제 죽을지 모르는 병약한 몸으로 이 거친 세상을 살아가기에 슬슬 흥 미가 식을 겨울에서 봄이 다 되어갈 때 네가 왔다. 체구도 작고 이 주변에서 보기 힘든 갈색머리에 푸른색 눈을 땡그랗게 뜨고서 실실 웃는 웬 촌에서 올라온 여자애 가 저택의 문을 두드렸다. 쫓아내려고 했지만 어디서 뜬소문을 듣고 찾아온 건지 가문의 체질을 자신이 바꿀 수 있다며 남게 해달라며 근 3일을 옆에서 쫑알거리기 에 수락해줬다. 저렇게 자신만만해보이는 건방진 자세가 제가 완치를 못했을 때 어 떻게 바뀔지 궁금하기도 하고 못 고칠 거라는 걸 알고 있으니 마음껏 괴롭히기 위 해 너를 곁에 두었다.
카밀라, 재수없는 허브와 비슷한 이름의 계집애의 첫인상은 확실히 최악이었다. 성격도 이 집안 시종과 정반대여서 도통 적응하기 어려웠다. 무뚝뚝하고 필요한 말 이외에 하지 않는 이들과 달리 아침부터 밤까지 무슨 하고픈 얘기가 그렇게 많은 지! 너무 시끄럽게 굴어서 그녀의 팔뚝을 꼬집었는데도 소용이 없어서 결국 포기했다. 게다가 옆에 붙어있으면서 하지 말라고 하는 건 어찌나 많은 지 모른다. 레드 와인 한 병이 과하다며 한 두잔으로 줄이라고 하질 않나, 시가를 피우려고 할 때마 다 물에 축축히 젖은 채로 있다던가, 매일 거르던 식사를 같이 먹자고 설득을 하면 서 식당으로 끌고 가는 짓을 서스럼없이 하는 게 아닌가. 덕분에 당황스러운 표정 이 역력한 시종들의 얼굴을 보는 건 재미있지만 잔소리를 듣거나 참견할 때마다 화 가 치밀어올라서 도리어 괴롭혀봤는데 그럼에도 나를 멀리하지 않았다. 언제나 똑같은 미소, 시덥잖은 이야기로 너는 항상 곁에 있었다.
그렇다고 이 거지같은 체질이 쉽게 나아질 리 없었다. 카밀라가 만든 약을 써도 괴 로운 건 똑같았다. 그럼 그렇지. 그녀 이전에도 똑같은 말로 제게 이상한 약을 먹 여서 도리어 병세가 심각해지는 상황은 여러 번 있었다. 그러면서 돈이란 돈은 다 뜯어가니 누굴 믿겠는가. 그래도 단명하기 전에 바깥사람과 지낸 추억은 가지고 가 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서 애쓰는 그녀에게 말했다.
“ 소용없다고 했잖니. 포기하렴. ”
“ 하지만... ”
“ 날 때부터 정해진 저주를 네가 무슨 수로 없애? ”
안되는 건 안되는 거야. 네가 꽤 건방진 소리를 하긴 했지만 여기까지 하고 떠나도 록 해. 이건 널 고용한 사람으로서의 명령이야. 더 이상은 봐주지 않겠어. 그녀가 할 수 있는 반박 중 희망찬 이야기를 하지 못하도록 못을 박아버렸다. 15년을 이렇 게 살아왔는데 언제 가도 이상하지 않았다. 생판 남인 네가 노력해도 차도가 없는 걸 보니 여기까지라고 생각할 찰나에 너는 울었다. 너무 서럽게 울어서 당황한 나 머지 가슴에 너를 파묻은 채로 안아서 갈 곳 없는 손으로 동화책에서 읽었던 것처 럼 다독여주는 시늉을 했다. 안하던 짓을 하려니 어색하기 짝이 없었지만 사람이 이렇게까지 우는 건 처음이었고 생각보다 사람은 체온이 높다는 걸 알게 되었다.
“ ...아가씨는 왜 떠날 것처럼 손을 놔버리세요? ”
떨리는 목소리로 더듬더듬 말하는 네 대답에 말문이 제대로 막혔다. 무슨 말을 해 야할까. 저주받은 아이라 그렇겠지. 고민하지 않고 대답한 탓에 더 서럽게 우는 너 를 어떻게 달래는 게 좋을까 하는 고민보다 네 약한 모습을 더 놀려주고 싶었던 나 머지 네 어깨를 붙잡고 떼어낸 네 이마를 향해 입을 맞췄다. 놀란 눈으로 바라보는 눈빛이 나쁘지 않아서 태연히 웃어보였다.
“ 바보같은 것. ”
해맑지만 소형동물같이 겁도 많은 게 저를 위한답시고 우는 꼴이 제법 볼 만 했다. 마음대로 하라고 한 뒤에 언제나처럼 방에 있는 흔들의자에 앉아 몸을 뉘었다. 꿈 에겨운 그녀에게 어느덧 동화된 탓일까. 처음으로 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서 살 고싶다고 생각이 바뀌었다. 그 바보같은 것을 두고 일찍 죽으면 멋이 없기도 하고 다시 떠돌이 약장수 생활을 해야할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기도 해서 방탕하게 살던 생활을 접었다. 너 하나 때문에 짧은 인생이 바뀌는 게 두렵기도 하지만 오직 곁에 있는 너를 위해 살아가겠다는 마음뿐이었다. 그 마음이 뭔지도 모르는 채로 저주받 은 가문의 망나니에서 후계자다운 일을 하면서 계절이 바뀌는 줄도 모르고 평온한 나날을 보냈다. 시간이 약이었을까? 거부반응이 심하던 그녀의 약이 점차 적응되면 서 허약한 몸도 보통 사람처럼 바뀌는 것 같았다. 정신은 원래 예민한 성정이라 고 치지 못했지만 몸을 움직여도 아프지 않은 것에 대한 기쁨은 상상 이상으로 달콤했 다. 언젠가 성인이 되어 성인식을 치루고 제대로 된 가문의 가주가 된다면 정식으로 그 녀를 가문의 약제사로 임명하고 둘이서 살아가리라. 너 또한 따라와줄 거라 믿었다.
“ 아가씨, 저 결혼해요. ”
평생 함께하기로 했잖아. 이 거짓말쟁이 계집애야. 처음으로 성인이 되는 봄날의 오후에 건네받은 새하얀 청첩장을 갈기갈기 찢어서 바닥에 뿌리고 싶은 것을 간신 히 참고서 홍조가 잔뜩 낀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았다. 결혼을 하더라도 먼 미래일 줄 알았기에 놀란 건 둘째치고 성격이 되바라진 이와 평생을 함께하겠다는 소릴 듣 고 가만히 있을 사람이 어디있겠는가.
“진심이야? ”
“ 그럼요, 제겐 과분한 사람이에요. 너무 나쁘게만 생각하지 말고...”
“ 그 자식 성격이 어떤 줄 네게 몇 년동안 말했는데도? ”
부디 억지로 끌려가듯 하는 그런 약속이길 빌고 또 빌었다. 하지만 굳은 결심을 한 네 눈빛에 그저 잘 살아라는 빈정거리는 투로 이야기 했지. 몇 년을 함께했지만 그 렇게 행복하다는 표정을 제 앞에서 짓자니 안에 있는 장기가 다 뒤틀렸지만 손등을 손톱으로 악착같이 눌러서 겨우 사그라들었다. 마음 같아선 가지 말아달라고 끝까 지 붙잡고 싶었지만 그게 네 행복이라면 굳이 잡아서 새장에 가두거나 하고 싶지 않았다. 다만 마음과 상관없이 속상한 감정과 함께 네가 없는 삶을 생각하니 그냥 아득해져오는 현실이 두려웠다.
“걱정마세요, 비록 멀어져도 전 아가씨와 언제까지나 함께니까요. ”
정신을 차려보니 새하얀 장미꽃과 카라, 은방울꽃으로 매듭지은 커다란 하얀색 꽃 으로 가득한 부케를 든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너를 에스코트하고 있었다. 볕이 잘 드는 맑은 오후에 많지는 않지만 적지 않은 이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버진로드 를 걸었다. 주례 앞에선 네 신랑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. 그저 네 행복만을 빌면서 점차 멀어지는 네 뒷모습만 멍청하게 바라볼 뿐이었다. 맹세의 키스를 하고 반지를 나눠꼈을 때 어쩐지 눈물이 났지만 아마 주변의 하얀 장미와 백합향 때문에 난 거 라고 애써 합리화해보였다. 이렇게라도 하지않으면 그대로 손을 뻗어 네 손을 잡아 끌고 식장을 박차고 나가고 있었을테니까. 그 뒤의 혐오스러운 표정을 짓으며 너와 나의 관계가 영영 깨져버릴 것 같아서 관두고 말았다. 시간이 지나면 네게 전하지 못한 감정들도, 엉겨붙은 추억들도 다 묻어둔 채로 살아가자니 막막하지만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. 언젠가 다시 돌아올 너를 위해 저택의 구조를 바꾸지 않고 시종 들도 그때 그대로 두었다. 이렇게 어른이 되어가는구나 싶었을 무렵 너는 네 말을 지켜보였다.
“ 글쎄, 저택 안에서 일어난 사고였다는데 그게 말이나 되나요? ”
“ 평민 주제에 가당치도 않은 자리였죠. 애초에...”
“ 오죽 잘했으면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정말 멍청하긴 했죠. 그 여자. ”
너는 다시 내 곁에 돌아왔다. 내가 원하는 온전한 너의 형태 대신 싸늘하게 식은 텅 빈 관과 수많은 편지 무더기와 검붉은색 보석이 박힌 금테로 둘러진 원형의 펜 던트만이 손에 쥐어졌을 때까지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아서 너를 애타게 찾았다. 거짓말이었으면 했어. 아무런 흔적도 없는 사고사라니, 있을 수가 없는 일에 모두 가 명망있는 백작인 네 남편이란 자를 위로하는 동시에 너를 수없이 까내리기 바빴 고 날씨는 더럽게 맑아서 짜고치는 연극인 줄 알아서 눈물조차 나지 않았다. 그렇 게 허망한 채로 네 장례식이 짧게 진행되고 거짓말처럼 백작은 두 달 뒤에 재혼을 했다. 이게 무슨 뜻이겠니, 카밀라. 보기좋게 당하고 말았구나
“ 멀어져도 같이 있어주겠다더니 거짓말만 늘어선...”
네가 원하는 과분한 사랑은 전부 새까만 거짓말이었다. 네 결혼을 뜯어말렸으면 상 황이 조금 더 나아졌을까? 하다못해 결혼식 이후 아예 만나지 못하고 소식조차 듣 지 못할 때부터 의심했더라면 너를 잃지 않을 수 있었을까. 네가 남긴 편지들을 전 부 읽고나서야 이 썩어빠진 사랑놀음의 진실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비명에 가까운 괴성을 지르며 주변 물건을 집어던질 수 밖에 없었다. 한편으로는 그토록 네가 진 실로 사랑했던 사람이었기에 내 손으로 죽여야만 하는 게 차라리 다행이라 여겼다.
그거 아니, 카밀라? 집안 대대로 저주받아서 독을 지니고 태어났기에 단명하는 체 질을 네가 바꿨지. 그렇다고 독이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었어. 오히려 체내에 쌓인 독의 양을 버티고 버텨서 한 방울만 마셔도 목숨이 시든 꽃마냥 꺾이게 되지만 백 작의 목구멍부터 천천히 쏟아부어 주었단다. 아쉽게도 사람이 들이닥치는 바람에 도망치느라 끝까지 넣지는 못했지만 만약 살아있어도 불구가 되어 그 더러운 사랑 을 영원히 못할테지!
그나마 계획이라는 걸 해서 작은 짐가방만 추린 채로 정처없이 걸었다. 어디로 가 야할까. 쌓아뒀던 명예와 가지고 있던 전부를 집어던진 채로 떠도는 생활은 솔직히 맞지 않다고 생각해. 하지만 곁에 네가 없는데 지위며 돈이며 그게 다 무슨 소용일 까. 한참을 걷고 걷다가 발에 물집이 여러 군데 터져서 쓰라릴 쯤에 처음 듣는 소 리가 나서 뛰어갔더니 아니나 다를까, 처음보는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 뭐야. 해가 져서 이미 어둑어둑한 가운데 더 새까맣고 일렁이는 파도가 넘실거리길래 들어가봤 더니 뼛속 깊은 추위에 다시 빠져나와서 숨을 고르며 이름 모를 풍경을 계속 눈에 담아두다 언젠가 한켠에 묻은 기억이 갑자기 떠올랐다.
“ 바다...라고 하던가. 역시 네 생각처럼 꿈같은 곳은 아니네. ”
짠내가 물씬 코를 찔러서 기분이 다 나빴다. 카밀라였다면 이것도 운치있다고 좋아 했을 게 안봐도 눈에 선했다. 파도에 가까이 가지 않고 사부작거리는 백사장을 천 천히 걸었다. 끝이 보이지 않는 무한한 이 공간에 홀로 남겨져서 계속 걷고 걸었 다. 두 발의 한계가 보였을 때 우뚝 서서 옆을 바라보자 희미하게 네가 보이는 것 같았다. 아직까지 살아서 둘이 같이 여기왔더라면 한결같은 미소를 듬뿍 지으면서 팔짱을 끼며 날이 밝을 때까지 걸었을 터였다. 네 온기가 아직도 남아있는 기분이 들었을 때 네 환상은 보이지 않았고 새까만 먹구름 사이로 눈이 흩날리자 새까만 파도가 아까와는 다르게 크게 넘실거렸다. 누구 하나 삼키기에 딱 좋아보여서 짐가 방에 있던 검붉은색 루비가 박힌 펜던트를 들고 그대로 뛰어들었다.
“ 너와 함께라면 나도 상관없어. ”
바다는 넓고 끝이 없다고 했었지. 이런 내 마음이 온 바다에 퍼져서 가라앉았으면 좋겠어. 좋아해, 카밀라. 너를 사랑하고 있어. 숨이 차오르는 이 순간까지도.
